경기도, 국비지원 건의했지만 긍정적 답변 못 얻어

경기도 내 시군이 공여구역 주변지역의 오염된 토양 복원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된 토양의 복원에 수백억원이 소요돼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 입장으로선 선뜻 조사에 착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방부와 도내 시군은 미군기지 평택 이전에 따라 기지와 주변지역의 오염된 토양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역구역(반환 포함) 주변지역 53개소 중 현재까지 국방부 관할인 파주 캠프 에드워드 등 13개소에 대해 정화를 완료하고, 동두천 캠프 캐슬 등 8개소는 정화 중이거나 정화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파주 스토리사격장 등 19개소는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의정부 콩코드사이트 등 2개소는 조사불가, 수원비행장은 조사 중이다.
그러나 캠프 모빌, 캠프 님블 등 시군 관할인 공역구역 주변지역 10개소는 정화를 검토만 하고 있을 뿐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화비용만 359억원으로 추정돼 열악한 지자체 재정으론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용은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국방부에 정화비용에 대한 국비지원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행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에 따라 반환되지 않은 공여구역 중 내부는 국방부, 주변지역은 지자체가 정화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지자체는 오염된 토양을 먼저 복원한 뒤 정화비용을 국가배상법에 따라 구상 청구해 돌려받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절차 이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데다 구상권을 청구해도 정화비용을 돌려받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소관 공역구역 주변지역 중 정화가 완료된 곳은 미군기지가 이전된 캠프 험프리 등 평택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 관계자는 "반환한 공여구역은 국방부가 내·외부 모두 정화하지만 반환되지 않은 공여구역의 주변지역은 지자체가 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자체들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정화비용 때문에 토양 복원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