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과 소방당국이 1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박스공장 화재의 폭발 원인으로 공장 지하 1층에 보관중이던 유기화학물질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경기 안성경찰서 등은 창고 관계자로부터 이번 화재의 발화지점으로 보이는 지하 1층 보관창고에 3t 이상의 유기물질인 ‘반응 개시제’를 연마제와 함께 보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문제의 반응 개시제는 물질간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해 주는 매개체다. 특정 온도 이상에서 자연발화 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적정 온도를 유지해 보관해야 한다. 특히 열이 가해질 경우 폭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지하 1층에 반응 개시제와 연마제 등은 물론 비닐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료 등 다른 위험물질도 함께 보관돼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물질 중 일부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관할 소방서에 신고해야 하지만 소방당국은 보관창고 업체 측으로부터 어떤 신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지하에 있었던 물질 중 일부가 특정온도에 이르면 자연발화가 가능하다. 현재 화재원인에 대해 다각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도 지하 1층에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의 정확한 성분을 밝히기 위해 채취한 액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안성시 종이상자 제조공장의 화재는 지난 6일 오후 1시 15분께 발생했다. 이 불로 석원호(45) 소방장이 순직하고 이돈창(58) 소방위와 민간인 1명, 근로자 8명 등 모두 10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