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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 상대 지도부 상대 윤리위 제소…사상초유
민주·한국, 상대 지도부 상대 윤리위 제소…사상초유
  • 장유창 기자
  • 승인 2019.03.1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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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놓고 충돌
민주 "나경원 제소"…한국 "이해찬·홍영표 제소" 맞불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과 관련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2019.3.13 ©  임세영 기자

여야가 13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나 원내대표 발언에 격앙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나 원내대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대표자로 나선 징계안에 소속 128명 의원 전원이 서명했다.

그러자 한국당도 맞불을 놓았다. 한국당은 이날 두번의 의총을 잇따라 열고 "조직적인 연설 방해를 지휘했다"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 방침을 밝혔다. 원내 1·2당 지도부가 상대당 지도부를 윤리위에 제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국회 의안과에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국회의원 나경원은 2019년 3월 12일, 국회 본회의장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에 대하여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하였으며, 정부에 대해서도 수차례 '좌파독재' '좌파정권' '먹튀정권' '욜로정권' '막장정권'이라는 막말을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며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적시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부산에서 예산정책협의회와 함께 진행하려 했던 최고위원회의를 서울에서 진행하며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최고위 시간도 평소보다 두 시간 앞당긴 오전 7시30분부터 진행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 가지 참담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문을 연뒤 "'좌파'라는 표현을 10번 이상 사용하고, '종북'이라는 표현까지도 쓰고.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며, 정권을 놓친 뒤에 거의 자포자기하는 그런 발언이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의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저주에 가까운 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안타깝기 그지없었다"며 "우리당과 정부는 그런 저질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중심을 잡고 굳건하고 의연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연설을 통해 시대와 국민과 함께할 의사가 없는 정당임을 스스로 고백했다"면서 "오로지 문재인 정부가 망하는 것만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참으로 초보적이고 저열한 수준의 발상"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태극기 집단이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으며, 김해영 최고위원은 "국민을 모욕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태극기부대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동네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파탄 좌파독재 정권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의원들이 '경제파탄 문재인 정권', '민생파탄 좌파정권' 등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9.3.13 © 이종덕 기자

한국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국당은 이날에만 이례적으로 두 번의 의원총회를 잇따라 개최했다. 의총장에는 '민생파탄 좌파독재 정권 규탄대회'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의원들이 '경제파탄 문재인 정권', '민생파탄 좌파정권' 등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의총 직후에는 전희경 대변인과 이양수 원내대변인이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다고 예고했다.

황교안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제1야당 원내대표 입을 틀어막는 것은 우리가 극복하려고 한 공포정치와 무엇이 다르냐"며 "의회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과 청와대는 입을 모아 국가원수 모독죄라고 하지만 이는 30여년 전에 폐지된 조항"이라며 "역사의 시곗바늘을 먼 과거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포정치고 좌파독재 아니냐"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뜻을 밝히며 "어제 민주당은 조직적으로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민의 발언을 방해했다"며 "또한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언사와 행동은 명백히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방침에 "'닭모가지를 아무리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정권이 아무리 국민의 입을 막고 목소리를 틀어 막아도 국민의 분노는 분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제1야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보인 반응은 좌파 전체주의 모습"이라며 "전체주의가 극심해질 때 보이는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비상적인 언동들"이라고 비난했다.

국회부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민주당에서 국가 원수 모독죄를 들먹이는 것을 보고 청와대 눈치보기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며 "지금 네티즌들 사이에선 국가원수모독죄가 언제 부활했느냐는 비아냥이 들끓고 있는 상황을 민주당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은 "어제 민주당 행태는 목불인견"이라며 "이게 윤리위 문제인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국가원수모독죄를 들먹이는 것을 보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집단마비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 "마치 내년 총선에서 미리 낙점이라도 받으려는 듯 당대표를 비롯해 수많은 의원들이 일어났다 앉았다는 하는 게 정치 현주소라는 자괴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나는 북한의 대변인'이라 말했다고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그럼 노 대통령도 윤리위에 제소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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