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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만든 특별한 빵집…“일·가정 균형 맞추니 능률↑”
엄마가 만든 특별한 빵집…“일·가정 균형 맞추니 능률↑”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3.03.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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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공일오컴퍼니 장예원 대표 (인터뷰)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었어요. 없으면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 도전했죠.”

3세와 5세 두 아이의 엄마였던 장예원 대표는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장 대표의 뜻에 공감한 여성 둘이 뭉쳤다. 지난 2016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한다는 의미를 담은 사회적 기업 ㈜일공일오(1015)컴퍼니가 문을 열었다.

장예원 대표는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6년 사회적기업 ㈜일공일오컴퍼니를 설립했다. ⓒ 굿 뉴스통신

■ 일과 가정 균형 맞춘 착한 일자리 창출

“둘째 아이 출산 후 젖을 떼자마자 바로 일을 찾았어요. 한 사회적기업에서 편집디자인 업무를 했는데 여성 직원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로서 일하기엔 쉽지 않았죠. 일 년 정도 버티다가 결국 일을 그만둬야 했어요.”

디자인 관련 일을 했던 장 대표는 출산 후에도 일을 놓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취업해 일하다 보니 육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장 대표의 고민은 자신이 직접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기업을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창업 아이템으로 엄마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그러다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빵에 주목했죠. 근처 여성회관 제과제빵 자격증 수업에 바로 등록했어요.”

평소 홈베이킹도 해보지 않았던 장 대표는 제과제빵 자격증 수업을 들으면서 빵의 매력에 푹 빠졌다. 결국 함께 수업을 들었던 조원 2명과 의기투합해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는 ㈜일공일오컴퍼니를 세웠다.

“처음에는 작은 공방을 임대해 일을 시작했어요. 빵을 구워서 플리마켓에 나가고, 다양한 베이킹 클래스를 운영했죠. 하지만 이 수익만으로는 동료들의 인건비 챙겨주기도 빠듯했어요.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안정적으로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습니다.”

장예원 대표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여전히 찾아가는 중”이라며 “느리지만 행복하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 굿 뉴스통신

■ 느리지만 행복하게…지역과 함께 성장

안정적인 매출이 나올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던 장 대표는 수원청년몰에 미나리 효소를 넣은 쌀식빵 전문점 ‘미나리빵집’을 열었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경력이 부족했던 만큼 이를 메워줄 아이디어가 필요했어요. 과거 ‘미나리꽝(밭)’이 많았던 지역의 역사를 빵에 담아 미나리 효소를 넣은 건강한 빵을 만들었죠. 이런 시도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지역 특색을 반영한 개성 있는 제품으로 미나리빵집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납품 의뢰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장 대표는 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납품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고, 2020년 교동에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베이커리 공장을 차렸다.

“사업 방향이 자연스럽게 납품으로 넘어가면서 빵 제조로 사업이 확장됐어요. 제조업이 좋은 이유는 주말과 공휴일 등 택배가 없는 날은 무조건 쉰다는 점이에요. 남들이 쉬는 날 함께 쉴 수 있어 여성에게 최적화된 일자리인 셈이죠.”

장예은 대표는 미나리빵집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20년 수원 교통에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베이커리 공장을 차렸다. ⓒ 굿 뉴스통신

하지만 온라인몰과 공장을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고객을 만날 일이 없다 보니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던 것.

이에 장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창구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빵을 만드는 다양한 베이킹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렇게 베이킹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모여 지역 특색에 맞는 빵을 만든 경험은 일공일오컴퍼니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장 대표는 2021년 ‘미나리빵집’보다 좀 더 지역 밀착형 빵집인 ‘삼미제빵소’를 원도심인 수원근대문화거리에 오픈했다.

“‘재미’로 모여 ‘취미’로 빵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빵들로 우리 동네의 ‘의미’를 만들어 간다는 뜻을 담아 ‘삼미제빵소’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수원근대문화거리를 알리고, 느리지만 재미있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빵집이 목표에요.”

장예원 대표는 지난 2021년 원도심인 수원근대문화거리에 지역 밀착형 빵집인 ‘삼미제빵소’를 오픈했다. ⓒ 굿 뉴스통신

■ 여성 위한 ‘안전한 일자리 플랫폼’ 목표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잠깐 시간을 내서 할 수 있는 안전한 일자리를 소개하고 싶어요.”

빵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경력단절여성과 다문화여성, 한부모 등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한 장 대표.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고 싶은 여성에게 안전한 일자리를 찾아주는 새로운 일자리 플랫폼 사업을 계획 중이다.

“납품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대표들과 네트워크가 생겼어요. 이들은 점심시간 등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고 해요. 안전이 검증된 식당, 카페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시간을 활용해 일하고 싶은 엄마들을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업 전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춰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장 대표의 계획에 주변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장 대표는 엄마들이 일하기 좋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춘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엄마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한다고 했을 때 오래가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날 거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 편견을 깨고 싶었죠. 엄마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가장 좋은 점은 능률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에요. 일이 꼭 필요한, 일자리의 소중함을 아는 분들이 오다 보니 공장이 자발적으로 돌아가죠.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게 결코 기업에 손해가 아니라는 저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삼미제빵소의 마늘빵과 상투과자. ⓒ 일공일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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