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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매일 죽고 있는데 지금 자화자찬할 때인가?
[기자의 눈] 매일 죽고 있는데 지금 자화자찬할 때인가?
  • 양종식 기자
  • 승인 2020.03.3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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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골든크로스' 실현했다며 "축하할 작은 성과" 자화자찬
첫 사망자 발생 이후 3일 제외한 매일 사망자 1~9명 발생
양종식 국장 = 굿 뉴스통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또 다시 100명을 넘어서자 정부는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한때 700여명을 넘어서던 신규 확진자수는 최근들어 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골든크로스'도 실현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죽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5명이다. 신규확진자수가 전날보다 늘긴 했지만 국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8일에는 코로나19 국내 유입 68일만에 총 완치자수가 순확진자수를 추월하는 '골든크로스'도 실현됐다. 총 완치율은 50.8%로 높아졌다.

줄어든 신규 확진자수와 골든크로스 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축하할만한 일'이라며 자축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8일 "지난 1월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처음으로 누적 완치자 수가 치료 중인 사람의 수를 넘어섰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완치율 50%는 우리 사회가 축하할 작은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31일에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골든크로스'를 실현했다던 그 날에도 5명의 사망자가 있었다. 국내 누적 사망자는 162명, 자화자찬하기에는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지적이다. 162명은, 지난 2015년 국내를 강타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목숨을 잃은 38명에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자화자찬'에 대해 "계속되는 유입과 확산을 막는 것이 발등의 불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국민 앞에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여당은 선거 전략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보고된 2월20일부터 이날까지 41일 동안 사망자는 매일같이 나왔다. 2월21일과 2월23일, 3월16일 단 3일을 빼고 사망자는 매일 1~9명 추가됐다. 3월 한 달 사망자가 없던 날은 단 하루뿐이다. 

정부가 자화자찬을 하고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 최근 9일간 각각 7, 9, 6, 5, 8, 5, 8, 6, 4명이 숨졌다.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지난 24일 가장 많은 사망자(9명)가 나왔지만 이날에도 사람들은 신규 확진자 76명에 주목했다.

대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지역의 사망자는 지난 29일 코로나19 사태 40일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31일에도 3명의 사망자가 추가됐으나 대구시는 "요양시설과 정신질환으로 장기간 입원한 이들이 자기표현을 잘 못하고 치매와 유사한 상황에 노출돼 있어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과 치매 등 기저질환에 사망원인을 돌렸다.

국내 코로나19 사망률은 1.64%다.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사람 100명 중 1명 이상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다.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는 더욱 치명적이다. 80세 이상 확진자의 경우 사망률은 18%대로, 5명 중 1명이 사망한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80세 이상 누적 확진자 수는 437명이며, 그중 80명이 숨졌다. 국내 누적 사망자 중 80세 이상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문제는 여전히 70여명이 넘는 환자들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 등에 의존하며 위중한 상태라는 점이다. 30일 기준 국내 중증 이상 환자는 총 74명으로 이중 52명이 위중한 상태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여기에 대구시 내에서 진행한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전수조사 결과가 반영될 경우, 사망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해 "전세계 (사망률은) 4%가 넘었지만 우리는 1.6%, 1.7%로, 소규모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생긴다면 (사망률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우리 정부와 방역당국의 성공은 전세계가 칭찬할 정도다. 그러나 국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끝까지 살려내야하는 책무가 있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신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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