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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자연 속 힐링 공간”…경기도 민간정원 1호 ‘엘리의정원’
“순수한 자연 속 힐링 공간”…경기도 민간정원 1호 ‘엘리의정원’
  • 박민지 기자
  • 승인 2023.02.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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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기도·가평군 심의 후 경기도 민간정원 1호 등록
2,935㎡ 규모에 교목 13종, 관목 21종, 다양한 화목류 등 보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식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물이 사람들의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게 알려지면서 나만의 정원을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경기도 정원업계에 경기도 ‘민간정원 1호’ 탄생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선 2월의 어느 날, 소중히 가꿔온 나만의 정원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어머니의 꿈에 두 아들이 동참해 실현한 경기도 민간정원 1호 ‘엘리의정원’을 찾았다.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위치한 엘리의정원은 올해 1월에 등록된 ‘경기도 제1호 민간정원’이다. ⓒ 엘리의정원

■ 120년 밤나무가 지키는 ‘숲속 정원’

가평의 유명 관광지인 아침고요수목원을 향하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좁은 산길로 빠져 쭉 위로 올라오면 그 끝에 ‘엘리의정원’이 있다.

엘리의정원은 축령산이 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다. 졸졸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을 건너 커다란 밤나무 두 그루가 대문의 양옆에 서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반긴다.

대문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길옆으로 생강나무가 보인다. 봄이 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다는 생강꽃 봉오리가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올겨울이 너무 추워서 걱정이에요. 지난해 심었던 꽃들이 올봄에도 잘 피어야 하는데….”

정경희 엘리의정원 공동대표는 올해 경기도 민간정원 1호 등록 후 걱정이 늘었다고 밝혔다.

“밤에 잠을 자는 게 아까울 정도로 정원 일이 좋아서, 정원을 보면 마냥 좋았는데 ‘민간정원 1호’ 등록 후에는 걱정이 앞서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잖아요. 경기도 민간정원 1호라는 말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죠.”

엘리의정원 공동대표인 정경희 씨(우)와 이병욱 씨(좌)는 경기도 민간정원 1호 등록 후 정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 굿 뉴스통신

■ 은퇴 후 전원생활 꿈…정원 가꾸기로 실현

엘리의정원은 어머니인 정경희 씨와 두 아들인 이병욱·이대병 씨가 공동대표로, 가족이 함께 가꾸고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 도심에서 생활하던 가족이 함께 아무 연고도 없는 가평의 숲으로 들어와 경기도 민간정원 1호를 등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정원을 조성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단순히 서울 인근에서 노후를 보낼 곳을 찾다가 이 땅을 발견하게 됐죠. 땅 옆에 흐르는 작은 계곡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어요.”

엘리의정원 바로 옆에 흐르는 작은 계곡. 정경희 대표는 이 계곡에 반해 아무 연고도 없는 가평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 엘리의정원

2018년 자연풍광에 반해 노후 준비를 위해 산 땅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겪으면서 정 씨에게 ‘정원’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도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생활하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맑은 공기를 오롯이 마실 수 있었어요. 그렇게 온종일 나무 그늘에 앉아서 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 자체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죠. 저의 이 경험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정 대표는 순수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밤나무와 야생화 등 기존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심자, 순수한 자연환경을 간직한 멋진 나만의 정원이 완성됐다.

“정원이 모습을 갖추면서 이를 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엘리의정원 안에 글램핑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인 ‘힐링캠프 제이앤엘’을 짓게 된 계기가 됐죠.”

정경희 대표는 “자연을 통해 얻는 치유의 시간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민간정원을 등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 굿 뉴스통신

■ 순수한 자연 속에서 누리는 치유의 시간

“많은 사람에게 정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민간정원이란 제도를 알게 됐죠. 죽기 전에 꼭 민간정원에 등록하고 싶다는 뜻을 아이들에게 얘기했어요.”

민간정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원 종류 중 하나로,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해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민간정원에 등록하면 입장료 및 시설사용료를 받아 운영할 수 있다. 현행 제도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민간정원을 일반에 공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정원 등록에 대한 어머니의 소망을 두 아들인 이병욱·이대병 공동대표는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고.

“민간정원에 등록하려면 법률이 정한 민간정원 등록에 필요한 녹지를 40% 이상 확보해야 해요. 가뜩이나 땅값이 비싼 경기도에서 개인이 정원에 투자한다는 것은 경제원리로 따졌을 때 쉽지 않은 선택이었죠.”

2,935㎡ 규모의 개인소유 정원인 엘리의정원에는 자작나무·소나무 등 교목 13종을 비롯해 철쭉·사철나무 등 관목 21종과 다양한 화목류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엘리의정원

하지만 이병욱 공동대표는 경제원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원에 대한 어머니의 애정을 MZ세대의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해보니 이해가 됐다고 밝혔다.

“요즘 MZ세대는 남들과 다른 경험을 원해요. 순수한 자연 속에 조성된 엘리의정원을 그런 경험이 가능한 지역의 명소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단순히 입장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 아니라 정원의 가치를 느끼고 사람들이 보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말이죠.”

민간정원이 단순히 수익사업을 넘어 정원문화 확산과 지역 관광자원 활용 가능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파급력이 있다는 것에 주목한 두 아들은 결국 어머니의 꿈을 현실화하는 데 동참했다.

그렇게 엘리의정원은 지난해 9월 경기도에 민간정원 등록 신청서를 제출, 도와 가평군의 심의를 거쳐 지난 1월 17일 경기도 민간정원 1호에 등록될 수 있었다.

“엘리의정원은 수목원이나 공원과 다르게 개인이 조성한 정원이에요. 그런 곳을 상상하고 이곳을 찾으면 실망할 수밖에 없죠. 개인의 취향을 담은 공간이라는 이해가 필요해요. 민간정원 등록 후에도 여전히 기존 자연환경은 최대한 살리면서 꾸준히 정원을 가꿔나가는 중이에요. 앞으로 엘리의정원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그 발전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엘리의정원은 어머니인 정경희 씨와 두 아들인 이병욱·이대병 씨가 공동대표로, 가족이 함께 가꾸고 운영하는 곳이다. ⓒ 굿 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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