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 개막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 개막
  • 양하얀 기자
  • 승인 2022.07.28 16: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내년 1월 24일까지 진행

“예술가는 좀 게을러야 해/그래야 이것저것 시간이 많지.”(백남준)

백남준은 20세기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한국 태생의 전위 예술가이다.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가 한여름의 문턱을 넘는다.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전시회 ‘바로크 백남준’이 7월 20일 공식 개막했다. 7월 20일은 예술가 백남준(1932~2006)이 탄생한 지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 백남준의 영광스러운 설치 작품 보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7월 20일부터 오는 2023년 1월 24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을 개최한다.   ⓒ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7월 20일부터 오는 2023년 1월 24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선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대규모의 미디어 설치작업과 레이저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바로크 백남준’은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이하여, 비디오와 빛으로 가득 찬 백남준의 영광스러운 (옛) 설치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됐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널리 알려졌지만, 그에 비해 대규모 미디어 설치작업은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 그러나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여 프로젝터를 40여 대 사용하는 대규모 미디어 작품 ‘시스틴 성당’을 설치하여 사람들에게 큰 놀라움을 주었다.

또한, 1995년에는 독일의 한 교회 전체에 대규모 프로젝션과 레이저를 설치하는 작품인 ‘바로크 레이저’를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모두 작품이 구현되었던 그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강하게 결속되어 있다.

백남준, <시스틴 성당>, 1993, 가변크기, 비디오 프로세서 2대, 프로젝터 34-42대, 비계구조물, 4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울산시립미술관 소장.   ⓒ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시스틴 성당’은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 파빌리온의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그리고 한여름의 열기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바로크 레이저’는 독일 뮌스터 외곽에 있는 한적하고 자그마한 교회에서 모든 창문을 닫고 연출한 캄캄한 공간 속에서 연출됐다.

백남준이 1998년 프랑크푸르트 현대 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촛불 하나’는 초를 촬영하고 5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색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실시간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백남준, <촛불 하나>, 1988, 가변크기, 트라이포드 위 촛불, 줌 렌즈가 달린 카메라, 신호변환기, 트랜스포머, 모니터, CRT 프로젝터, 프랑크푸르트 현대 미술관 소장.   ⓒ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당시 이 작품은 무게가 무려 80kg에 달하는 삼관식 프로젝터의 구조를 변형하여 구현됐다. 이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춰 버린 삼관식 프로젝터는 영상 신호를 적색, 녹색, 청색 세 개의 브라운관에서 증폭하여 이를 투사 렌즈를 통해 스크린에 맺히게 하는 ‘빔프로젝터’를 일컫는다.
 
이 오래된 기계는 영상의 검은색을 표현하는데, 탁월하지만 해상도가 낮다. 그러나 낮은 해상도는 오히려 영상의 미세한 디테일을 부드럽게 표현하여 백남준의 아날로그 영상을 더욱 풍부하게 보여준다.

■ ‘바로크 백남준’ 전…아날로그 몰입?

이번 전시에선 백남준이 아날로그 비디오를 물질적 공간에 직접 투사하여 만들었던 시공간적 경험을 ‘아날로그 몰입’으로 호명한다.

이는 오늘날 초고해상도의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되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나 ‘디지털 프로젝션 매핑’으로 만들어지는 완벽하지만, 납작한 ‘디지털 몰입’과는 다른 종류에 관한 경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파사드(Facade):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

(※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렇다. 백남준이 만들었던 ‘아날로그 몰입’은 특정한 공간 안에서 훨씬 더 강력해진다.

‘시스틴 성당’은 흡사 디스코장을 연상시키는 아찔한 소음 속에서, ‘바로크 레이저’는 우리를 이끄는 레이저 빛을 따라 바로크식 커다란 돔 아래에서 관람해야 한다. 관객이 작품 안에 들어서면, 비디오 투사와 건축 공간의 임의적 조합이 만들어져 그 순간 거기에 존재하는 한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 시공간을 만든다.
 
이것은 수치화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의 조합이어서 완벽하게 복제하거나 반복할 수 없는 퍼포먼스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건축, 회화, 조각, 음악, 춤 등 모든 예술 매체의 이상적인 상호작용을 추구하여 빛으로 상징되는 통치 질서를 드러내고자 했던 바로크식 종합예술과 닮았다.

백남준 작가의 작품에서의 빛은 촛불에서 시작하여 텔레비전과 비디오, 그리고 마침내 레이저에 다다른다. 백남준 작가에게 레이저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정보와 빛의 전달 매체이며 기술과 예술의 끝없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백남준, <슈베르트>, 2002, 183×108×61cm, LCD TV 모니터 3대, 진공관 라디오 케이스 9대, 축음기 스피커 1대, 비디오 분배기 1대,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성, DVD,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이밖에, 전시에서 관심을 끄는 작품 하나를 추천한다.
 
작품 ‘슈베르트’는 여러 모양의 진공관 라디오 아홉 대로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를 표현했다.

여러 대의 라디오로 사람의 모양을 형상화한 점이 흥미롭다.

빨간 축음기 스피커를 고깔처럼 쓰고 있으며 라디오를 구성하는 부분들의 문양이 눈길을 끈다. 특히 스피커의 촘촘한 가로세로 선, 문자반의 원형 다이얼과 주파수 숫자, 그리고 함께 달린 시계의 시각적 요소들이 전체적 구도에 기여한다.

이 중 세 대의 라디오 안에는 소형 모니터를 넣어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한 대는 정상적인 각도로, 다른 한 대는 위아래를 뒤집어서, 그리고 마지막 한 대는 스피커 뒷면에 넣어 같은 영상이 각기 다른 이미지로 보이도록 했다.
 
영상에서는 샬럿 무어먼이 백남준의 신체를 첼로 삼아 연주하는 모습과 과달카날 섬에서 벌이는 퍼포먼스, 백남준이 거리에서 벌인 ‘로봇 오페라’(1964)와 자신의 실험 텔레비전으로 화면 조작 시연을 하는 모습 등이 나온다.

■ 7월 29일 심포지엄 마련…‘우정을 연주하다: 요나스 메카와 백남준’

특별전과 관련해 심포지엄도 마련된다.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이자 백남준 탄생 90주년인 2022년을 맞아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이를 기념하는 열네 번째 심포지엄 ‘백남준의 선물’을 연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오는 7월 29일 센터 1층 랜덤 액세스 홀에서 ‘우정을 연주하다: 요나스 메카와 백남준’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오는 7월 29일 오전 11시 센터 1층 랜덤 액세스 홀에서 ‘우정을 연주하다: 요나스 메카와 백남준’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리투아니아문화원, 동의대학교와 함께 기획 주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1960년대 후반 뉴욕에서 플럭서스 활동을 매개로 만난 두 아방가르드 아티스트, 서로 가까운 예술적 동지였던 백남준과 메카스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심포지엄은 ▲김성은(백남준아트센터) 관장, ‘함께한 기억을 꺼내는 일’ ▲비타우타스 란즈베르기스(정치인, 음악가), ‘요나스 메카스와 백남준을 추억하다’(사전녹화) ▲이나라(동의대학교 영화·트랜스미디어 연구소) 전임연구원, ‘요나스 메카스의 수행적 인용’ ▲김은희(영화제작, 독립큐레이터), ‘우연의 섬광과 간섭 충동 사이에서’ ▲이네사 브라지스케(미술사학자, 독립큐레이터), ‘움직이는 이미지, 이주하는 몸’ ▲이한범 미술비평가, ‘유령, 우연 그리고 영화적인 것: 백남준의 <영화를 위한 선>과 아방가르드’(사전녹화) 등으로 구성됐다.

문의 전화: 031-201-8548

누리집: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https://njp.ggcf.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수원시 효원로 210 타워빌딩 401호 굿 뉴스통신
  • 대표전화 : 010-8439-1600 | 031-336-6014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경기동로 705번길 28 104동 101호 세광 엔리치 타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효정
  • 법인명 : 굿 뉴스통신
  • 제호 : 굿 뉴스통신
  • 등록번호 : 경기 아 52075
  • 등록일 : 2019-01-10
  • 발행인 : 양진혁
  • 편집인 : 양진혁
  • 굿 뉴스통신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 뉴스통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idwhdtlr7848@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