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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집에 불이 났네…대박예감!”
“호떡집에 불이 났네…대박예감!”
  • 전효정 기자
  • 승인 2019.11.0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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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와 재미가 있는 경기 정책] 광주 경안전통시장

15가지의 견과류가 들어간 ‘엄마네’ 옥수수 호떡은 광주 경안전통시장에서 입소문이 났다.  ⓒ굿 뉴스통신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광주시 경안전통시장 공영주차장 인근의 몽골형 천막 앞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시장 내에서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것은 옥수수 호떡 때문이었다. 값은 1천 원.

민속5일장이 선 날, 광주시 경안동에 위치한 경안전통시장(경기도 광주시 경안로25번길 14-1)을 찾았다가 본 풍경이다.

■ 광주장날에 호떡집 ‘엄마네’ 들려보세요!

시장과 공영주차장 사이의 샛길로 몽골형 천막이 길게 이어져 있다. 여섯 곳의 천막 가운데서 두 번째 부스가 그 집이다. 가게 간판은 없는데, 시장 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상호를 물어보니 ‘엄마네’라고 한다. ‘광주장’(3·8일·광주시 민속5일장)이 서는 날이면 광주 경안전통시장의 엄마네 호떡집에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찾아든다고.

옥수수 호떡의 제조 비법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비법은 없어요. 제가 먹어도 맛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죠!” 강미옥(54·여) 사장은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손님 사이에 끼어서 옥수수 호떡 하나를 주문했다.

금방 구운 옥수수 호떡은 종이컵에 담아 손님의 손에 쥐어진다. 호떡을 한 입 베어 먹었더니 속으로 채워진 견과류가 고소하게 씹혔다. 호떡 속 안에는 여러 가지의 견과류가 넉넉하게 채워졌다.

강미옥 사장은 “호떡 속을 아낌없이 넣는데, 속으로 채우는 견과류가 15가지”라며 “반죽은 (맛과 크기를 위해) 하루 더 숙성시키고, (신선도를 위해) 딱 이틀 분씩만 준비해 쓴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호떡은 미리 만들지 않고 주문 시, 곧바로 구워 내놓는다. 갓 구운 호떡을 손님에게 전한다는 게 인기요인 같았다.

광주 경안전통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경안전통시장이 타 전통시장과 달리 먹거리 품목이 부족해 상인회 차원에서 3년 전부터 전략적으로 먹거리 부분을 육성시키고 있다. 시장 내 먹거리 노점도 상인회 정회원이다.

강미옥 사장은 “경안시장에서 3년째 호떡을 팔고 있는데, 그 전에는 다른 곳의 노점에서 9년 정도 붕어빵을 팔았다”면서 “요즘 힘든 사람이 많은데, (우리 집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모두 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조선시대부터 비롯된 전통…젊은 야시장으로 승부수 걸겠다!

경안전통시장은 3일과 8일이 들어가는 날에 장이 선다. 상설시장이 있음에도 현재까지 변화 없이 오일장이 함께 진행돼 관심을 끈다. 민속5일장의 명칭은 ‘광주장’이다.

광주 경안전통시장에 가면, 시장 한복판에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다. 그 거리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추천한다.  ⓒ 굿 뉴스통신

조선시대 ‘경안장’(慶安場)에서 비롯된 광주시 경안시장은 오랜 전통을 가진 전통시장이다.

그 기원은 조선시대 영조 때, 완성된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조선의 정치·경제·문화 등 각종 제도와 문물을 분류, 정리한 책)와 조선 헌종 때의 ‘중정 남한지’(重訂 南漢誌·조선 헌종14년에 간행된 경기도 광주의 읍지(邑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광주 경안전통시장은 6,819㎡ 부지에 80여 개의 점포(노점 포함 시 90여 곳)로 구성됐으며, 200여 명이 상인들이 종사하고 있다. 광주의 중심시장으로, 농‧수‧축산물을 비롯해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고 있다.

최현범(70) 경안전통시장 상인회장은 “내가 장사를 하게 된 것은 18년 됐다. 아버님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다”며 “원래 부모님이 장사를 하고 연세도 있으니 내가 맡아서 해야겠기에 (서울에서 하던 일을 접고) 내려온 것이 2002년이었다”고 소개했다.

최현범 회장은 지난 2005년 상인회를 발족하고, 2007년에 인정시장 인가를 받아냈다. 지난 2008년 시장 아케이드 공사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 계속 경안시장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에는 LED경관조명과 쿨러 등을 시장 안에 설치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최 회장은 최근 울산에서 열린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최현범 회장은 “나 혼자서가 아니라 우리 상인들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얻게 됐다”며 “내 몸이 으스러지지 않는 한, 끝까지 경안시장 상인들과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 회장을 전국의 전통시장을 찾아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잘된 점을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최근에 최 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야시장이다.

이에 최 회장은 “국내 최초로 2013년 야시장을 시작한 ‘부산 부평깡통시장’, 한옥마을 시장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 등의 전통시장을 직접 여러 차례 찾아 갔다”며 “경안시장에서 부족한 먹거리 조성을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내 몸이 으스러지지 않는 한, 끝까지 경안시장 상인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광주 토박이 최현범 경안전통시장 상인회장.  ⓒ굿 뉴스통신

이와 관련, 경안전통시장 상인회는 3년 전부터 시청 홈페이지 등의 광고를 통해 8곳의 노점 먹거리를 유치했고, 내년 봄 열리는 ‘경안전통시장 야시장’을 위해 먹거리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시장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상인회에선 현재 서울 광장시장형 먹거리 모델을 기획했으며, 내년 봄에 열리는 야시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최 회장은 “어쨌든 간에 전통시장에서 (관광형 먹거리 콘텐츠에 대한) 불을 잘 붙여야 한다”고 설명한 후, “이번에 가운데 푸드 코너 같은 먹는 공간을 내서 호떡, 닭갈비, 떡갈비, 핫바 등 시장에서 정서적으로 어울리는 것들을 도입했고, 노점을 비롯한 시장 안의 전 점포에서 사업자 등록과 카드 단말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간짜장에 탕수육은 필수!…광주장날 ‘맛집각!’

최현범 상인회장이 추천한 경안전통시장의 으뜸 맛집은 ‘동해춘’(광주시 경안로25번길 3-1)이었다.

40여 년 전통의 중식당으로, 인터넷상에서도 ‘경기 광주 맛집’으로 유명하다. 빅데이터 맛집 검색 사이트 ‘다이닝코드’에서도 체크된 맛집으로, ‘간짜장’이 키워드였다.

오래된 맛집이라는 명성만큼 가게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홀 안은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든 손님으로 만석이었다. 주로 먹는 메뉴를 보니 간짜장이었다. 간짜장과 탕수육을 먹고 간 손님들이 쓴 포스팅을 인터넷상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간짜장과 탕수육을 주문했다.

담백한 간짜장과 부드러운 탕수육의 궁합이 좋다. 중식당 ‘동해춘’은 경안시장에서 40여년 된 추억의 맛집이다.  ⓒ 굿 뉴스통신

간짜장은 담백한 맛이었다. 밥공기에 따로 담겨져 나온 간짜장 소스는 면을 비비고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 면을 다 먹고 난 후, 공기밥을 추가해 비벼먹는 손님도 볼 수 있었다. 탕수육은 소스에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기분 좋은 단맛이 느껴졌다. 달고 시큼한 소스와 어우러진 탕수육은 부드럽게 씹혔다.

최현범 경안전통시장 상인회장은 “동해춘은 시장 안에서 오래된 맛집으로, 광주에서 특별한 날에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명소”라고 소개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종업원 한 분이 “여기 짬뽕도 맛있어서 손님들이 좋아하시는데, 추천한다”고 귀띔해줬다. 그제야 메뉴판에서 고추짬뽕, 삼선짬뽕이 눈에 들어왔다.

■ 경안전통시장의 이색점포는?

경안전통시장을 찾는 방문객 가운데서도 외국인 주민이 눈에 많이 띄었다. 상인회에 문의하니 동남아시아계의 외국인 주민들이 다수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외국인 주민들이 찾는 점포도 추천받을 수 있었다.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은 결혼이민자 여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시장 안에 위치한 외국인전용상점 ‘LG슈퍼’는 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스리랑카 등에서 수입한 식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광주시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등록 외국인 주민 수는 1만2962명으로, 전체 광주 시민 38만3373명 가운데서 외국인 주민 수는 약 3.4%를 차지하고 있었다.

경안전통시장에서 작은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LG수퍼는 외국인 전용상점이다.   ⓒ굿 뉴스통신

LG슈퍼 상점 관계자는 “주로 태국, 베트남, 중국 출신의 손님이 많고, 외국에 살다가 온 한국 사람도 향수 때문인지 이곳을 찾는다. 주로 젓갈, 양념류 등을 많이 사간다”면서 “경안시장 안에서 나름대로 특별한 공간이 되어 가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 광주사랑카드가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곳은 유아용품점!

경안전통시장에 들어서면, 천장에 걸린 커다란 플래카드가 보일 것이다. 광주시 지역화폐 ‘광주사랑카드’를 홍보하기 위해 경안전통시장 상인회가 직접 마련해 설치한 것이었다.

경안전통시장 한 복판에 걸린 광주지역화폐(광주사랑카드) 현수막. 경안전통시장의 어느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 굿 뉴스통신

광주시는 지난 4월 22일 충전식 선불카드형의 지역화폐인 ‘광주사랑카드’를 발행했다.

광주지역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아기용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일령(62) 아가방 대표는 “저희는 광주지역화폐(‘광주사랑카드’)를 쓰는 손님이 많은데, 매출의 20~30%를 차지해 도움이 된다”면서 “광주가 성남하고 가까우니 손님을 뺏길 수 있는데, ‘광주사랑카드’는 광주에서만 쓸 수 있어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어 좋다”고 소개했다.

“요즘 손님들이 ‘광주사랑카드’로 결제하는 젊은 손님이 많이 늘었다”는 이홍재 ING 대표.  ⓒ 굿 뉴스통신

의류점을 운영하는 이홍재(64) ING 대표는 “요즘 ‘광주사랑카드’로 결제하는 젊은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 광주사랑카드, 매출 10억 제한 없이 서민생활 업종 사용 可!

광주시는 올해 ‘광주사랑카드’ 발행 목표액을 103억 4400만 원(일반발행 48억 6400만 원, 정책수당 54억 8000만 원)으로 잡았다.

광주시에 따르면 10월 21일 현재, 일반발행 21억 원, 정책수당 29억 5500만 원 등 총 50억 5500만 원의 광주지역화폐가 발행됐다.

광주시는 지난 9월 ‘제1회 광주시 지역화폐 운영위원회’를 갖고, 올 연말까지 광주지역화폐 ‘광주사랑카드’의 인센티브를 6%에서 10%로 늘리고 가맹점도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기준 광주지역화폐의 발행액이 급증했다.

경안전통시장의 광주장은 5‧10일 날짜에 맞춰 경안전통시장 일대에서 열린다.  ⓒ 굿 뉴스통신

광주시 일자리경제과 유영재 경제유통팀장은 “광주사랑카드가 최근 한 달 기준, 발행액이 500% 가량 올랐다”면서 “광주시는 중소 병원, 가맹점 주유소, 약국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 업종에 대해 매출 10억 원 제한 없이 광주사랑카드를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에선 이달부터 경기 광주신협 본점에서도 광주지역화폐 ‘광주사랑카드’ 발급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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