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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공무원 워라밸 가능한가요?”새내기 공무원이 답하다
경기도,공무원 워라밸 가능한가요?”새내기 공무원이 답하다
  • 장유창 기자
  • 승인 2020.11.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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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공무원 김성윤, 백승원, 이상신 주무관 인터뷰

“나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서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 공무원 선서 中 -

공무원. 최근 취업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더욱 각광받게 된 직업 중 하나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공무원 경쟁률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많은 청년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며 정년 보장 등 이상적인 직업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매년 퇴사하는 신규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한 언론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도 국가직·지방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은 ‘37.2 대 1’과 ‘10.4 대 1’로 매년 약 20만 명의 응시자 중 이 경쟁률을 통과한 이만 공무원이 된다. 그러나 최근 국정감사에선 2019년 재직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가 6,664명으로 2018년(5,670명), 2017년(5,181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는 공무원연금공단 자료가 공개됐다. 이 중 임용 1년도 안 돼 공무원을 그만둔 경우가 전체의 26.5%(1,769명)에 달했다.

많은 청년들의 동경 대상이라 불리는 공무원의 길을 포기하는 이유는 뭘까?

올해 7급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해 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는 김성윤, 백승원, 이상신 주무관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들어봤다.

백승원 주무관은 “부모님 두 분이 교직에서 일하고 계셔서 어릴 적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행정학과에 진학한 후 7급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해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 굿 뉴스통신

Q1. 먼저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김성윤 주무관(이하 김):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사기업 등 취업 준비도 했었는데 1차 서류 통과도 쉽지 않더라고요. 고민하던 중 시험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공무원이 저에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직에서 일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백승원 주무관(이하 백): 부모님 두 분이 교직에 계셨다 보니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서 대학도 행정학과로 진학한 후 7급 공무원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상신 주무관(이하 이): 대학교 3학년 1학기가 끝나니까 동기들이 하나둘씩 책을 사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더라고요.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왜 공무원을 하고 싶을까 생각도 해봤어요. 공익 실현에 기여하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시험에 응시하게 됐습니다.


Q2. 최근 신규로 임용된 공무원들이 퇴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김: 공무원 생활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점 때문일 거예요. 공무원이란 직업 이미지가 ‘편하게 일한다’ ‘9시 출근, 6시 퇴근’, ‘워라밸’ 등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그렇지 않거든요. 업무 강도도 세고 생각보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경직된 조직문화도 힘들게 느껴져요. 게다가 공부를 많이 하고 들어왔는데 막상 하는 일은 민원 처리, 단순 반복 업무여서 솔직히 보람을 느끼기 어려워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랄까요?

백: 저도 같은 생각인데 경직된 조직문화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신 거 같아요. 두 번째는 강한 업무 강도에 비해 적은 월급 때문인 것 같아요.

이: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내가 정책도 만들고 도민을 위한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와보니 아직 신규라 그런지 기회도 적고, 단순 업무를 반복하다 보니 괴리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신 주무관은 임용 전에는 공무원 하면 수직적 조직문화와 소극적 업무 방식 등이 떠올랐는데 실제로 일해 보니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서로 도와주는 선배들을 보며 선입견이 깨졌다고 말했다. ⓒ굿 뉴스통신

Q3. 임용 전과 후 달라진 점과 실제 근무를 해본 소감은?

김: 처음에는 외부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무원 이미지와 달리 일을 열심히 잘하셔서 많이 놀랐어요. 조금 지나서는 업무 강도가 세서 또 놀랐습니다. 초과근무, 주말출근을 안 하는 동기가 몇 안 될 거예요. 저희 같은 신규 공무원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 선배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부분이더라고요. 제가 일반 도민이었을 때는 민원전화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막상 근무해보니 저희 부서 업무가 아니거나, 중앙부처 소관인 경우도 있었어요. 저희가 처리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백: 주변에서 공무원 하면 많이 듣는 이야기가 ‘철밥통’, ‘일 열심히 안 한다’는 내용인데 실제로 공무원이 되고 나서는 속된 말로 ‘빡세게’ 근무해서 놀랐어요. 사실 예전에 9급 공무원으로 잠깐 근무했었는데 하루 종일 민원 처리를 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아요.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은 희망사항입니다. 저는 보통 8시에 출근해서 밤 9시, 10시에 퇴근하고 있어요. 주말에도 하루는 일을 해야 하니까 워라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어요.

이: 저도 들어오기 전에는 공무원 하면 수직적 조직문화와 소극적인 업무 방식을 떠올리곤 했는데 들어와 보니까 같은 팀 선배님들도 정말 열심히 일하시더라고요. 또 내 일이 아니어도 적극적으로 옆 동료를 도와주고 민원 전화도 성의 있게 통화하면서 끝까지 해결하려는 모습에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어요.


Q4. 올해는 코로나19,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여러 재난 상황이 많았는데 비상근무를 해본 소감은?

김: 코로나19 관련해서 학원 점검부터 마스크 계도 등 현장에 자주 나가봤어요. 예전엔 몰랐는데 공무원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백: 이천화재 등 여러 현장에서 근무해 봤는데 이런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를 겪으신 분들이 제일 고생하시겠지만 공무원들도 많이 고생한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고생하고 힘든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6월 한 달간 코로나19 관련 파견 근무를 다녀왔는데 그때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보통 뉴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마는데 현장에 가보면 공무원들이 현장 점검부터 점검 결과 취합 등 많은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거든요. 현장 근무 공무원들은 생활 자체가 바뀌었어요. 사무실에도 못 돌아가고 상황실에서 몇 개월째 대기하고 계시더라구요. 감사하기도 했고, 한 달 후면 사무실로 돌아가는 저로서는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김성윤 주무관은 자신의 업무가 도민에게 도움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전달했을 때 공무원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굿 뉴스통신

Q5. 공무원이 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김: 저는 학생들 진로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로체험 행사를 진행했어요. 전문가를 초빙하고 컨설팅을 제공했는데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뿌듯했어요. 제 업무가 도민에게 도움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전달했다고 생각하니 업무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고요. 이런 작은 성취감들이 힘든 업무에 치이는 많은 공무원들로 하여금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가족들, 친구들이 축하해줬을 때 뿌듯했어요. 요즘 취업난도 심각한데 잘됐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부모님 기대에 부응한 거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저 스스로도 공직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성취감도 크게 느꼈어요. 처음 임용장을 받던 날이 기억에 생생해요. 임용장을 펼쳐 보니 제 이름이 쓰여 있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지금도 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는데, 어렵게 이뤄낸 꿈이라 소중함이 더 큰 것 같아요.

이: 합격하고 나서부터 아버지가 우리 딸 7급 공무원이라고 그렇게 자랑을 하고 다니세요.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뻤어요. 공무원으로서는 업무 성과가 클 때 보람도 컸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의 모든 인재개발원이 교육을 중단하게 됐어요.(이상신 주무관은 경기도인재개발원 역량개발지원과에서 근무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줌(zoom)을 도입해 실시간 화상강의를 시행했어요. 다른 인재개발원에서 벤치마킹을 하기도 하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고요. 그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세 명의 주무관은 공시생들에게 단순히 워라밸 등 편해 보이는 것만 보고 들어오지 말고 확고한 목표와 소명의식을 갖추고 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굿 뉴스통신

Q6. 공시생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남긴다면? 또 공무원으로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김: 공무원 하면 정년이 보장되는 좋은 직장이란 게 장점이긴 한데 단순히 워라밸만 보고 들어왔을 땐 많이 후회하더라고요. 공직자로서 목표를 확고히 정하고 시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들어온다면 업무 강도가 강하더라도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저는 일한 지 9개월 정도 됐는데, 앞으로 1인분 역할은 거뜬히 해내는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백: ‘할 일 없어서 공무원 한다’,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꿈인 나라엔 미래가 없다’ 등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데, 최근 임용된 동기들을 보면 우수한 학벌과 스펙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아서 결코 사기업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공직에 이런 우수한 인재가 많아질수록 지금보다 더 나은 정책이 만들어지고, 높은 행정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경기도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큽니다. 경기도 공무원으로서 경기도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 공부할 때 독서실 책상이 제가 보는 세상의 전부였어요. 그때 불안하고 외로웠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까 인생에서 몇 년쯤은 해봄직한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받게 돼있으니까 공시생 여러분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난 2월부터 부서에서 서무를 맡고 있어요. 서무는 본인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올 때가 많아요. 어느 날은 너무 바쁜데 그런 요청을 받으니 제가 날카롭게 반응을 해버렸어요. 집에 가면서 기분이 너무 안 좋은 거예요. 그날 이후로 마음 속에서 여유를 키운 다음 그걸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동료에게만이 아닌 도민에게도 행복을 전달하는 따뜻한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 3인방이 추천하는 공시생 공부법
김: 2년 정도 인터넷 강의로 공부했어요. 시험 준비 비용이 부담돼서요. 인터넷 강의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중간에 강의를 듣다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잠시 멈추고 생각한 다음 다시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동기들도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강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놓쳤던 부분을 잡아낼 수 있는 경우도 많았고요. 하루 10시간 내외로 공부했는데 주말 이틀 중 하루는 꼭 쉬려고 했어요.

백: 직장을 다니면서 대략 3년 정도 공부했어요. 주로 기출문제를 풀었어요. 당시엔 기출문제도 10회독 이상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의고사에 응시했어요. 시험 한두 달 전부터는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에만 전념했고요. 매일 10시간 정도 공부하고 주말에는 반나절 정도만 쉬었습니다.

이: 저도 2년 정도 공부했는데, 저한테 맞는 공부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워낙 많은 후기와 공부법이 있다 보니 그중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출문제보다는 기본서를 위주로 회독했고요. 공부 시간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였고, 주말에는 쉬면서 체력관리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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