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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50대 남동생에게 이번엔 누나가 당했다
조현병 50대 남동생에게 이번엔 누나가 당했다
  • 전효정 기자
  • 승인 2019.05.0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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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돌봐주던 친누나 살해 후 4일간 함께 지내다 검거
두달 전 정신병원에 한달간 입원

지난 30여년동안 조현병을 앓아오던 50대 남성이 친누나를 흉기로 무참히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과 함께 집안에서 생활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최근까지 정신병원 4곳에 입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가족들의 진술을 미뤄볼 때 약물을 제때 복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1일 살인 혐의로 서모씨(5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5시50분쯤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한 아파트 안방에서 서씨의 친누나 A씨(61)가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얼굴와 몸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검안의는 A씨의 시신 부패 상태를 살펴본 뒤 지난 27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사하구 보건소 소속 정신건강센터 직원과 사회복지관 직원은 이날 오후 5시 7분쯤 서씨를 돌봐주고 건강상태를 상담해오던 친누나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112에 신고했다. 이들은 서씨가 평소 연락을 받지 않자 친누나인 A씨와 주로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서씨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119 구급대원과 현장에 출동해 베란다 창문을 열고 강제로 진입했다. 안방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집안을 수색하다 작은 방에서 문고리를 잡고 열어주지 않던 서씨를 체포했다.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서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전혀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의 아파트 주거지 안으로 진입하기 전 사회복지관 직원이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누나 어디있어요?'라고 물어봤는데 그때 피의자는 '누나 안에 자고 있어요'라고 말했다"라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2남 3녀 가족들 중에서는 피해자가 유일하게 서씨를 돌봐주고 소통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24일 친누나 A씨는 부산에 있는 서씨를 돌보기 위해 아파트를 방문했다. 이날부터 이틀동안 정신건강센터아 상담일정이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2월 1일 오전 11시쯤 서씨는 정신건강센터와 관할 보건소 직원의 요청으로 병원에 한 달동안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행정입원이었기 때문에 서씨는 경찰과 119구급대원과 병원까지 동행했지만 돌연 스스로 입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병원에 '자의(自意)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씨는 원래 가족들과 전남 목포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나 2016년과 2017년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각 돌아가신 이후 행방불명됐다가 부산의 한 병원에 강제입원되면서 가족들과 다시 연락이 닿았다. 이후 사건이 발생한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서씨 홀로 지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서씨가 이전부터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제때 복용하려 하지 않았다는 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서씨의 병원 치료 횟수와 약물 처방 기록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지난 3월 9일에는 아파트 위층에 거주하는 이웃주민이 '페트병으로 벽을 때리는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한 기록이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출동해 엄중 경고하고 철수한 적이 있지만 이웃 주민에게 위협을 가해 피해 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씨를 현재 병원에 강제입원 시킨 상태다. 

경찰은 서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는대로 병원 기록을 확보하고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관할 사회복지관은 올해 1월 28일부터 4월 28일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서씨를 케어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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