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가 최근 민선 8기 2주년 브리핑을 했다. 2시간이 모자랐다. 풀어 놓을 보따리가 많았다.
이상일 시장은 1시간이 넘도록 그동안 이룬 결과물을 내놨다. 굵직굵직한 내용이 즐비했다.
이 시장은 그중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최고 성과로 꼽았다. ‘경기 남부 광역철도’ 추진과 옛 경찰대 부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정상화’ 등 엄청난 사업도 뒤로 밀렸을 정도다.
용인시 미래를 책임질 산단 조성과 교통. 그리고 주거문제 해결까지 지난 2년간 용인시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교육, 문화 등 용인시 안으로 변화도 적지 않다. 시민은 물론 공직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그 가운데 용인특례시 공무원노동조합 반응이 눈에 띈다. 노조는 지난해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지정’에 대해 ‘이상일 시장님! 큰일 하셨다!’고 입장문을 냈다.
노조는 지난 4월에도 ‘용인르네상스,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용인특례시청 민생토론회에서 경강선 연장과 반도체 고속도로 추진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한 데에 대한 반응이다.
민선 8기 2년 동안 용인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성공에는 이유가 있다’ 장난감 브랜드 ‘레고’를 보면 이해된다.
‘레고’는 약 100년 전 덴마크에서 탄생했다. 목수였던 창업자가 목재 완구를 만든 것이 시작으로 현재 약 2만 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한다.
이런 ‘레고’도 특허권 만료로 경영난과 매각 위기까지 몰렸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완구 회사 중 전 세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공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 ‘레고’ 역시 그랬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 *계속해서 히트작 내놓기 *탄탄한 커뮤니티 활용하기 *명확한 존재 의의 세우기 등 4가지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용인시 역시 지난 2년 성과에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시장은 취임과 함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 2년 만에 나타난 성과가 그 결과물이다.
특히, 시장과 직원 간 공감.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이 시장은 틈나는 대로 “단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둔 행정을 펼치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주문은 공직자에게 영향을 줬다. 변화가 일어났다. 수동적인 태도에서 능동적 사고를 갖기 시작했다. 공직자들의 이런 긍정적 문화는 업무처리에 영향을 미쳤다.
용인시가 지난 2년 동안 이룬 성과 중에는 유독, 적극적 협의를 통한 결과물이 많다.
2023년 3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지정 역시 그렇다.
상대는 정부와 삼성. 이 시장은 2022년 취임 후 바로 삼성전자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용인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와 동시에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청을 통해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까지 받아냈다.
대부분 국가산단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용인 국가산단은 해당 지자체와 기업 제안을 정부가 수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런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하철 3호선 연장. 즉 경기 남부 광역철도 추진사업은 민선 7기 당시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었다.
용인 수지구민의 염원이 컸지만, 차량기지를 마련하지 못하는 한 풀기가 쉽지 않았던 숙제였다.
이 시장은 이때 시야를 화성시로 돌렸다. 화성시 참여를 이끌며 차량기지 문제를 해결했다.
경기 남부 광역철도는 이렇게 실마리가 풀려 서울잠실운동장역에서 시작해 수서, 봉담을 지나는 광역철도를 경량전철로 가는 방안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지금은 용인시를 비롯해 수원 성남 화성시가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의 업무대상은 주변 지자체뿐만이 아니다. 불합리한 제도가 있다면 대통령실 문도 두드렸다. '장애인 평생학습' 지원 기한을 3년으로 제한된 사안을 건의한 것.
그 결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교육부 차관이었던 지난해 기간이 폐지됐다.
이 시장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국회의원도 경험했다. 이거다 싶을 때 돌파하는 기자정신과 국회의원 시절 쌓은 인맥이 지금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장 스스로가 중앙정부 관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실무 공직자들의 추진력도 한몫하고 있다.
용인시 성과의 원천은 변화다. 능동적 행정 조직으로 변모했기에 가능했다.
2년 전 민선 8기 출범 기자브리핑 때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기자 생활과 국회의원 경험이 전부인 데 100만 용인시 행정 조직을 이끌 자신 있느냐?“
그때 “자신 있다”며 이런저런 설명을 했던 그다. 당시 그 답변은 귀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150만 용인시를 준비하며, 능동의 힘으로 꿈을 현실화시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