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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년만에 돌아온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于華館)과 별주(別廚)
119년만에 돌아온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于華館)과 별주(別廚)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4.05.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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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화성행궁 우화관 및 별주 복원 개관식 개최
우화관 및 별주 복원 개관식에 많은 관람객이 모인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 및 별주 복원 개관식에 많은 관람객이 모인 수원 화성행궁.

24일 오후 2시 30분,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 바깥마당에서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의 마침표를 찍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통치로 훼손됐던 화성행궁이 119년만에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개관식이다.

1989년 10월, 수원시민들 모여 '화성행궁 복원 추진 위원회'를 결성했다. 1단계 사업에서는 중앙에 있는 '행궁 권역'이 복원되었고, 2단계 사업으로 양옆에 있는 '관아 권역'인 우화관(객사)과 별주(부엌)의 복원이 완료됐다.

지난 몇 년간 굳게 닫혔 있던 우화관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다!
지난 몇 년간 굳게 닫혔 있던 우화관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수원 화성행궁의 복원 사업! 개관식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 시장, 최응천 문화재청장,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 등 주요 인사와 화성행궁복원추진위원회 유족 및 관계자,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 공로자 및 시민들이 함께했다.

화성행궁 2단계 복원 권역 개관 기획전을 맞아, 이날 화성행궁은 무료 개방되어 더욱더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외국인이 많은 것 또한 눈에 띄는 모습이다. 일반 관람객은 물론 세계기자대회에 참석한 기자들이다. 여러 매체의 취재 열기 속에서 뜨거운 관심이 느껴지기도.

개관식의 세부 일정은 정조대왕에게 개관을 고하는 고유제, 우화관 현판 제막식, 개관 전시를 통해 우화관과 별주를 직접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길놀이에 관심을 보이는 세계기자대회 각국의 기자들.
우리나라 길놀이에 관심을 보이는 세계기자대회 각국의 기자들.
외국인 가족 관람객이 풍물소리에 맞춰 춤을 추기도!
외국인 가족 관람객이 풍물소리에 맞춰 춤을 추기도!

오후 2시 30분, 식전행사로 우화관 바깥마당을 한 바퀴 도는 길놀이가 펼쳐지다. 징과 북, 꽹과리 소리가 잠들었던 화성행궁의 119년을 깨우는 듯하다. 아침부터 걱정스레 내리던 비가 그쳐 다행이다. 맑게 개인 하늘 아래, 가두 행렬을 따라 한바탕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다들 있었으리라.

일제는 1905년, 우화관 자리에 수원공립소학교를 만들며 화성행궁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1923년, 행궁을 허물고 그 자리에 경기도립병원을 짓는 등 완전히 허물어진 모습이었는데… 마침내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기쁜 날! 길놀이 뒤에 펼쳐진 거문고 공연이 심장을 두드린다. 마음을 녹이고 울린다.

고유제를 올리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모습 (사진 출처 = 수원시청)
고유제를 올리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모습 (사진 출처 = 수원시청)

이재준 시장이 수원시를 대표해 고유제를 거행한다. 화령전 운한각에서 진행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어 스크린으로 시청했다. 국가에서 행하는 제례 방식에 따라 진행된 고유제는 화성행궁 개관을 천지신명과 정조대왕께 알리는 제사다. 우화관과 별주를 복원하고 개관한 소식을 전한다.

2단계로 복원된 행궁 시설은 ▲우화관 권역 : 우화관, 행각, 낙담헌 연못 등 ▲별주 권역 : 별주, 행각, 연못 등이다. 이로써 관청 건물의 공사를 모두 마쳤다. 행궁·관아·군영의 역할을 했던 화성행궁의 일상이 돌아온 것이다.

화성행궁 자리에 수원의료원, 여성회관, 경찰서 등이 있었다니! 자료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화성행궁 자리에 수원의료원, 여성회관, 경찰서 등이 있었다니! 자료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영상으로 그간의 추진 과정을 만나보는 시간, 그동안 화성행궁에서 일어난 일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일제강점기 우화관은 수원군공립소학교로 쓰였다. 봉수당은 자혜의원, 낙담헌은 수원군청, 북군영은 경찰서가 됐다. 급기야 화성행궁을 허물고 그 자리에 경기도립병원을 신축했다. 해방된 뒤에도 수원의료원과 신풍초등학교로 사용됐다. 이에 수원시민들이 마음과 뜻을 모아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게 된 것.

2003년에 화성행궁 1단계 복원 권역이 개관됐지만 우화관 자리에는 학교가 남아 있었다. 2013년 초등학교가 이전하고 난 뒤, 2017년 학교를 철거해 발굴조사를 했다. 2019년 별주 권역까지 조사를 마치며, 화성행궁 복원정비계획을 수립했다. 2022년 우화관 상량식을 하고 2023년 12월, 화성행궁 2단계 복원공사가 완료됐다.

화성행궁 복원사업에 도움을 주신 공로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화성행궁 복원사업에 도움을 주신 공로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 화성행궁 복원은 시민의 뜻을 모아 복원에 나선 지 35년 만에 이룬 수원의 경사요, 대한민국 문화유산 복원사에 획을 긋는 쾌거다!"라고 말했다. 복원사업을 이끈 주역 가운데 고인이 되신 분들, 심재덕 시장(당시 수원문화원장)과 김동휘 화성행궁복원추진 위원장, 서지학자 이종학 선생, 향토사학자 이승언 선생 등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어서 "화성행궁 복원은 마침표가 아닌 시작"이라며 "화성성역의궤와 발굴 자료를 바탕으로 팔달문 주변에 끊어진 성곽을 되쌓고, 소실된 곳들을 회복해 팔달문 성곽 잇기까지 해내겠다"고 말했다.

앞마당에서 펼쳐진 우화관 현판 제막식의 순간! (사진 출처 = 수원시청)
앞마당에서 펼쳐진 우화관 현판 제막식의 순간! (사진 출처 = 수원시청)

과거와 현대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시간, 마침내 바깥마당을 지나 우화관 앞마당에 들어섰다. 정조가 이루고자 했던 태평성대의 마음을 담아! 현판 제막식이 거행됐다.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우화관은 아름다움과 우아함으로 조선왕조의 건축양식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16개월 된 자녀와 개관식에 참석한 최시언, 박주안 가족.
16개월 된 자녀와 개관식에 참석한 최시언, 박주안 가족.

우만동에 거주하는 최시언, 박주안 가족은 "화성행궁 구경하러 왔다가 정조의 초상화를 보고 행궁 복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 복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16개월 아이와 개관식에 오게 됐다. 수원시민이니까 아이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미 있는 개관식이 열린 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삼대가 함께 온 금영례, 김수진, 랑대율 가족의 모습.
삼대가 함께 온 금영례, 김수진, 랑대율 가족의 모습.

행궁동에 거주하는 금영례, 김수진, 랑대율 가족은 삼대가 함께 온 특별 관람객이자 동네 주민이다. 어머니 금영례 씨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30년 넘게 행궁동에 살고 있다. 그 당시에는 경찰서가 있고 의료원이 있었다. 여기 들어오는 데가 골목길이고 지금 공영주차장은 주택이었는데… 많은 것이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딸 김수진 씨는 "화성행궁은 봄부터 가을까지 항상 행사가 열려서 볼거리가 많다. 복원 되면서 연못이 생기고 더 넓어져서 환경적으로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화성행궁 2단계 복원 권역 개관 기획 전시회 (사진 출처 = 수원시청)
화성행궁 2단계 복원 권역 개관 기획 전시회 (사진 출처 = 수원시청)

우화관은 임금을 섬기는 전패를 모시는 객사(客舍)다. 조선왕조 지방 관청 또는 군영의 여러 건물 가운데 하나로 매월 초하루와 보름,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 앞에서 의례를 행하는 곳이다.

별주는 정조임금의 화성 행차 때 음식을 준비하던 관서(官署)다. 1795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에 올릴 잔치 음식을 만든 곳으로 알려졌다. 복원된 모습을 보면 부엌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성성역의궤 화성전도를 바탕으로 만든 별주 연못 (사진 출처 = 수원시청)
화성성역의궤 화성전도를 바탕으로 만든 별주 연못 (사진 출처 = 수원시청)

수원시 화성사업소에서 만든 복원사업 소개서에 따르면 "명칭으로만 보면 별주가 부엌을 지칭하는 것 같지만, 기능상으로 별주는 제사에 쓰이는 제물과 국왕의 수라(임금의 밥), 반과(술을 마실 때 요기하기 위한 음식), 왕실 잔칫상에 필요한 식재료를 준비하고 조리하는 것을 관리하는 일종의 관서"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해 34년 복원사업의 마침표를 찍은 우화관과 별주는 2024년 4월 24일 수요일, 바로 어제부터 관람객과 수원 시민에게 개방됐다. 수원화성 복원을 위한 노력은 계속 된다. 소실된 남문 시설 회복하기와 팔달문 성곽 잇기 등 남아 있는 복원 사업에도 응원을 보낸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화성행궁의 특별한 모습을 직접 만나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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