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문씨, 비판글 올리는 등 재선씨 걱정 안해”

“셋째 형님(고 이재선씨)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하려고 했지 절대 병원에 가두려고 하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고 이재선씨)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 재선씨 친동생 재문씨가 증인으로 출석, 2012년 당시 셋째 형인 재선씨에 대한 상황을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제11차 공판은 18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성남시장이던 2012년 직권을 남용해 정신과전문의 등에게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한 혐의로 이 지사를 기소했고, 이 지사 측은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진단’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은 2012년 전까지 재선씨와 이 지사를 포함한 다른 가족 간 관계가 어땠는지 등 가족사와 관련된 것으로 신문을 했다.
재문씨는 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진단을 받기 위해 가족과 함께 노력했다고 증언했다.
재문씨는 “2000년 초반부터 셋째 형님의 상태가 조금씩 안 좋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내기도 하고, 가족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12년 성묘 때 도로가 막힌다며 고속도로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을 때리려고 하거나 백화점 직원 폭행, 어머니에 대한 각종 패륜적 발언 때문에 우리 가족이 셋째 형님의 상태에 대해 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재문씨는 “어머니 댁에서 셋째 형님과 막내 여동생(재옥) 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와 여동생을 폭행했고, 그 자리가 무서워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집에서 나왔다”고 증언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재선씨가 2012년 백화점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등 난동 부리는 모습이 담긴 1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재선씨는 여기저기 고성을 지르면서 돌아다닌 것은 물론 행사 진열장을 마음대로 옮기는 등 행패를 부리다가 결국 다른 사람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변호인 측은 “각종 패륜적인 발언이나 욕설 등을 녹취한 각종 파일들을 스스로 녹음해 인터넷에 게재하는 등 재선씨 스스로 안 좋다는 평가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도록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재문씨 역시 “형님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본다”고 확실하게 언급했다.
검찰 측도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재선씨가 재문씨를 폭행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재문씨에 따르면 재선씨는 2012년 재문씨가 작성한 ‘재선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라는 식의 글로 인해 화가 났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자신이 그것을 거절하자 재선씨로부터 맞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가족 차원에서 재선씨를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하는데 재문씨가 작성한 글 때문에 오히려 재선씨를 정신병자라고 사람들에게 알린 꼴”이라면서 “이런 것으로 볼 때 걱정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문씨는 해당 글과 관련해 당시 재선씨가 편집한 녹음파일 때문에 이 지사가 곤욕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어 도움이 되기 위해 재선씨를 이렇게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선씨가 스스로 인터넷에 올린 녹음 파일은 이 지사가 재선씨 부인인 박인복씨에게 욕설을 하는 부분이었다.
재문씨는 “앞서 셋째 형님이 어머니에 대해 ‘내가 나온 XX를 쑤셔 찔려 죽이고 싶다’고 표현했고, 넷째 형님(이 지사)이 이 같은 말에 패륜적 발언이라고 생각해 욕설을 한 것”이라며,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재판은 재문씨를 포함해 총 5명의 증인이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점심을 위해 휴정했다가 오후 2시20분부터 2차 증인신문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