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신천지와 전쟁' 이재명…지자체장 책임감? 정치적 의도?

신천지 폐쇄·강제 역학조사·검체 채취 등 강공에 ‘지지확산’ 일각에선 정치적 의도 있다 비판도…국민 평가 주목

2020-03-03     양종식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된 신천지와 연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다른 시도가 방역에 중심을 둔 감염병 정책을 펴는 사이, 이 지사는 이와는 별도로 신천지에 대한 정면 공격을 택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선 신천지 발 감염확산을 저지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그는 신천지에 대한 시설 폐쇄 및 강제역학조사, 이만희 교주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압박 등을 통해 경기도 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뒤이어 정부도 신천지측으로부터 전국 신도 명단을 확보하고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신천지발 감염병 확산 차단의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이 지사의 전투적 행보에 대해 또다른 정치적 계산이 깔린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염성이 불확실성한 상황에서 지자체장이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대응 밖에 없다. 감염병 대응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감염병 확산방지와 조기차단을 위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희 총회장 겨눈 이재명의 ‘진격전’

지난 2일 오전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이 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총회장에 대해 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이만희 총회장의 가평 신천지교회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 실내에서 기자회견을 불허한다. 이 총회장이 고위험군인 만큼 먼저 검체 채취에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회장이 사적으로 받은 ‘코로나19’ 검사는 믿지 못하겠으니 보건소 검체 채취를 통해 감염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회장은 이런 가운데서도 이날 오후 3시 신천지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정부에 용서를 빈다”며 최근의 사태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20여분동안 진행된 설교형식의 기자회견은 “(코로나19는) 우리 개인의 일이기 전에 크나큰 재앙,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 따질 때가 아니고,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이 총회장의 회피성 발언에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감정에 북받쳐 큰 고함을 쳤고, 기자회견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지사는 또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 총회장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경고했다. 이 총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감염병 위반혐의로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 지사는 이 총회장이 가평보건소의 검체 채취 요구에 불응하자, 이날 저녁 8시40분께 현장으로 달려갔다. 직원들에게 이 총회장에 대한 조사·진찰을 지시하며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이 총회장은 이미 ‘평화의 궁전’을 떠난 뒤였다. 그는 이 지사의 압박을 피해 이날 오후 8시께 과천 선별진료소 드라이버 스루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3일 오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는 미리 과천과 가평에 직원들을 파견해 이 총회장의 검사를 확인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이 지사의 전광석화 같은 실행력을 놓고 “요즘 우리나라엔 이런 불도저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듯” “이런 비상시국 땐 단호한 리더쉽이 필요하다” “와 진짜 똑 부러지네요” “속이 시원하다 행정력 최고다”며 지지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주민번호 확인을 받고 있다. (경기도 제공)  © 굿 뉴스통신
 
◇이재명의 강공, 정치적 계산 깔린 의도된 행보?

이 지사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코로나19’ 위기국면에서 선명한 대응조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가 방역망 지키기에 열중한 사이 그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의 진원지인 신천지에 대해 정면 대응을 선택했다.

신도수 31만여명의 신천지와 전면전을 벌인 것이다.

지난 1월 19일 경기도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 이후 중국 방문 공무원과 산하기관 종사자에 대한 이력조사 및 격리 조치, 의료기관 입원중인 모둔 폐렴 환자 ‘코로나19’ 검사, 마스크 등 매점매석 행위 강력 단속 건의 등 선제적 방역조치에 이어 지난달 25일 도내 모든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폐쇄 명령을 발동했다.

신천지 종교시설에 대한 2주간 강제폐쇄와 함께 집회를 전면 금지토록 했다. 

이어 26일에는 과천시 별양동 제일쇼핑상가 4층에 있는 신천지예수교 총회본부에 진입해 7시간의 강제 역학조사 끝에 경기도 신도 3만3582명, 지난달 16일 과천 신천지 예배 신도 993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신천지는 명단을 넘겨줄 수 없다고 맞섰지만 계속된 압박에 서버 속에 있는 신도명단을 넘겨줬다. 정부도 이날 저녁 늦게 신천지로부터 전국 신도 명단 21만2000여명을 넘겨받았다.

이 지사의 강력한 리더십이 신도명단 확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신천지에 대한 전면전 등을 통해 국민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고, 그것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는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앰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7.5%로 이낙연 국무총리(27.4%),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11.4%)에 이어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이 지사는 최근 ‘코로나19’ 위기국면 속에서 신천지와 전면전을 벌여 강력한 리더십을 각인시키고, 선명성까지 인정받는 실익을 거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이 지사의 행보에 대해 철저히 계산된 정치 행위라며 평가 절하하는 얘기도 나온다.

심지어 SNS상에 “이 지사가 신천지 과천소속 교인이다. 그래서 자기명단 없애버리려고 정부 말 안 듣고 먼저 들어간 거랍니다”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그의 선명성이 부각될 수 있도록 폄훼하거나 공격하는 글도 늘어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년 현충탑 공식 참배 때 신천지 관련단체가 자원봉사하면서 찍은 사진을 편집해 이재명이 신천지 교인이고 축전 보냈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가짜 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적이자 청산해야 할 대표적 적폐다. 지난 28일 수원 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를 했다”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을 위한 활동을 음해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 정치행위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행위다”며 “이 지사의 행보는 한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준비된 방역 시스템과 지도력, 보건 인프라 시스템이 결합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보여준 이 지사의 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