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상주 '블랙아이스'…눈길보다 6배 미끄러워 브레이크 금물
육안으로 구분 어렵고 일반도로보다 14배 미끄러워 위험 안전거리·감속 제일 중요…브레이크 밟거나 급회전은 금물
14일 오전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도로 결빙으로 인한 2건의 다중추돌 사고와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제공) © 굿 뉴스통신
14일 오전 4시44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차량 40여대가 두 곳에서 연쇄 추돌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가 '블랙아이스'(black ice) 때문에 차량들이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랙아이스란 도로 위에 녹아있던 눈 또는 비가 기온이 내려가면서 아주 얇은 빙판처럼 얼어붙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생성된 얼음막은 아주 얇아, 검은색 아스팔트의 색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 때문에 블랙아이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 빙판길과는 다르게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워 사고가 발생하기 더 쉽다.
사고가 난 상주지역은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지기 위한 조건을 갖춘 상태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상주에는 새벽까지 0.7㎜의 비가 내렸고, 기온도 영하 1.5~0도로 떨어졌다. 비로 인해 형성된 도로 위 수막이 블랙아이스로 바뀔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었다.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진 도로가 위험한 이유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렵고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과 비교해 6배 더 미끄럽다는 점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거리도 크게 차이 난다는 점이다. 미리 주의하지 않는다면 이번 상주 사고처럼 큰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
소방당국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사고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겨울철 안전거리 확보와 감속운전이다. 특히 블랙아이스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터널과 지하도, 교량과 고가도로에서는 감속운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블랙아이스가 터널이나 지하도에 빈번하게 생기는 이유는 햇빛이 들지 않는 응달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늘진 곳은 비나 눈이 내린 이후 그대로 얼어버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교량과 고가도로의 경우도 일반도로에 비해 빨리 차가워지기 때문에 블랙아이스가 쉽게 생길 수 있다.
만약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진 도로 위에서 미끄러지거나 앞차가 미끄러져서 피해야 한다면, 핸들을 크게 돌리거나 브레이크는 밟지 않아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거나 급회전을 시도할 경우 차가 제어를 전혀 못 하게 될 수 있어서다.
이럴 때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양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뒤 최대한 차가 흐르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는 최대한 확보해두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블랙아이스가 발생하는 겨울철에는 주행 상황에서 주의도 중요하지만 주행을 하지 않는 평소에도 차량을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출발 전 엔진오일을 예열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추우면 엔진오일의 유동성이 떨어져 오일펌프 내 순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0초 내외의 예열을 하고 출발하고, 운전을 마친 이후에도 엔진의 열기가 어느 정도 식은 뒤 시동을 끄는 것이 좋다.
겨울철엔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타이어 고무가 얼며 딱딱해지면 빙판길이나 블랙아이스 위에서 접지력이 떨어지며 사고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쉽게 성능이 떨어지는 배터리도 미리미리 점검을 해두어야 한다. 차량 보닛을 열고 배터리 상단부분의 점검창 색을 확인해주기만 하면 된다. 녹색은 정상이라는 뜻이며 검은색은 충전이 필요하다는 의미, 흰색이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는 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