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동 16만명 가정방문…"여관 전전한 3살아이 재활치료"
통·리장, 양육수당 아동 16만4052명 모두 현장조사
경기도가 도내에서 양육수당을 받는 아동 16만여명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특이사항을 파악하는 '민관 협력 아동의 안부를 묻다' 사업을 펼쳐 아동 73명이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위기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도입한 복지 서비스가 이뤄낸 성과다.
28일 도에 따르면 지난 5~8월 만 7세 미만 양육수당 대상아동 16만4052명의 전 가정을 통·리장이 직접 방문해 미거주 등 특이사항이 있는 아동 2098명을 확인했다. 이후 읍·면·동 공무원이 해당 가정을 재차 방문했다.
그 결과, 아동 10명에게 복지 서비스를 연계했고, 63명은 복지상담을 진행했다. 나머지 2025명은 거주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도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확인한 위기아동들 상황은 심각했다. 만 3세인 A아동은 부친이 물류센터 일용직으로 근무했고, 월세를 내지 못해 거주하던 집에서 쫓겨나 여관을 전전했다.
아이는 발육 상태가 나빴다. 도는 아이의 지적장애가 의심돼 지능검사를 진행한 뒤 재활치료를 지원했다. 또 가정에는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물품을 지원받도록 돕고, 경기도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를 통한 채무구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만 1세와 6세, 7세 아이가 있는 B가정은 사업 실패로 파산해 조부모 집에 거주 중이었다. 게다가 아이 부친은 교통사로 인해 노동력을 상실했고, 사업 실패로 파산했다. 모친 역시 교정시설에 입소해 오는 2022년 출소할 예정이다. 이에 도는 조부모에게 한부모가족 및 맞춤형 급여 수급자 신청을 안내했다.
이 사업이 처음부터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통·리장 중 일부는 업무 부담을 이유로 사업 초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도는 아이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거듭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전수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수원 장안구 정자2동 통장은 "가정방문 때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줬다"며 "이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정자2동은 통장이 방문할 때 보육 관련 안내지와 어린이 안전홍보물(안전우산)을 전달해 가정방문 조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도 했다.
도는 지난 11일에는 행정안전부에 매년 3분기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 위기 아동을 특정 대상으로 설정해 전국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위기아동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려는 취지다.
도 관계자는 "지역실정을 잘 알고 있는 통·리장과 협력해 지역사회 위기아동에 대한 보호체계를 마련했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