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신도시 교통대책에…지역 여론 더 ‘흉흉’
새로울 거 없는 기존 교통정책 되풀이 일산·운정 온라인 카페, 비난글 도배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일산과 운정, 검단 등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오히려 주민들의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분위기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3기 신도시 논란과 관련해 교통망 확충을 중심으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GTX-A노선의 2023년 말 개통 △대곡소사곡선전철 인산 연장 △인천2호선 일산 연장 △3호선 파주 운정 연장 조기 착공 △고양선 신설 등이다.
이같은 발표에 대해 3기 신도시 반대운동의 중심지인 일산과 운정, 검단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혹시나 했지만 새로울게 하나 없다’는 실망스런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운정3지구 개발로 ‘미분양 무덤 사태’를 우려하며 반발해 온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이번 발표에서 대형 자족시설 유치나 새로운 교통대안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더욱 큰 분위기다.
3기 신도시 철회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운정신도시연합회 온라인 카페는 이날 발표내용이 기사화되기 시작한 오후 4시부터 수백건의 성토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승철 운정연 회장은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기존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 내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이디 ‘밀크폼’은 “진짜 노력한 것 같지도 않다. 이렇게 성의 없을 수가 있나”라고 전했다.
아이디 ‘눌눌’은 “모든 것을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방법밖에 할 줄 아는게 없는데 무슨 안이 나오겠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이디 ‘연리지기’도 “3호선은 예타 면제를 해줘야지 ‘조기추진’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앞으로 또 10년 이상을 ‘희망고문’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너울’도 “3기 신도시 발표를 철회하고 애초 정부가 약속했던 실현 가능한 2기 신도시 복합자족기능과 교통인프라 구축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불만에 일산지역 주민들도 목소리를 함께 했다.
이날 일산연에 올라오는 게시글 대부분이 ‘원래 계획을 되새김질 한 것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특히 김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에 일산에서 출마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많은 글들이 “표로 심판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산연은 이날 김 장관의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간담회의 새로운 교통대책은 10여 년전부터의 숙원사업이고 진척 없는 선거용 홍보 상품일 뿐”이라며 “일산연은 기존 신도시에 근본적 교통대책과 도시 재생정책으로 삶의 질을 높여 서울의 인구를 흡수하는 선 순환적 도시정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일산지역의 한 시의원은 “기존에 추진하던 교통대책을 예정대로 하겠다는게 무슨 당근책이 되겠는가”라며 “이제 작은 기대감도 사라져 3기 신도시 철회로 여론이 더욱 모아지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일산·운정·검단 지역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일산과 검단에서 3기 신도시 반대 3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김 장관의 발표가 이틀 후 예정된 집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