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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코로나19 정신건강 위험도 경제적 수준 따라 차이”
경기연구원 “코로나19 정신건강 위험도 경제적 수준 따라 차이”
  • 양하얀 기자
  • 승인 2023.03.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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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최하위 계층, 최상위 계층 대비 우울증 2.4배, 자살 생각 3.6배

경기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건강 불평등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발간했다. ⓒ 굿 뉴스통신

소득 최하위 계층과 최상위 계층 국민 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증상 유병률이 2.4배, 자살 생각 경험은 3.6배에 달하는 등 경제적 수준에 따라 정신건강 위험도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2021년 3월 22~23일 전국 17개 시·도 2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건강 불평등을 조사한 내용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발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국민 정신건강 위험이 더욱 악화되었다. ⓒ 경기연구원

■ 코로나19 팬데믹, 정신건강 위협하는 멘탈데믹으로 이어져

먼저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멘탈데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은 언제나 처음 겪는 경험으로, 집단 구성원들에게 불안, 공포, 스트레스 등 부정적 정서 반응을 유발하는데, 이는 재난 종료 후에도 단계적으로 지속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국민 절반이 이로 인한 불안과 우울함을 경험했는데, 이는 메르스의 1.5배에 달하며, 세월호 참사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불안 및 우울감 수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47.5%에서 1년 경과 후 55.8%로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정신과적 진료가 필요한 수준의 우울증상 위험군은 17.7%, 불안장애 위험군은 12.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지난 시점인 2021년 조사에서 국민 5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자살생각’을 경험했고, 10명 중 1명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자살생각’을 경험했다.

소득수준과 지난 1년 자살생각 및 펜데믹으로 인한 자살생각. ⓒ 경기연구원

■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건강결과의 불평등 존재

보고서에서는 사회적 계층에 따른 건강결과의 불평등이 존재한다면서, 사는 동네와 소득수준에 따라 기대수명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지역수준과 개인수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소득간 기대수명 격차는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소득수준에 따라 개인 정신건강 수준에 격차가 존재하며, 소득수준이 같은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개인 소득수준에 따라 정신건강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경제수준에 따라 거주하는 주민들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약 20~39%의 차이를 보이고,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라고 하여도 개인 소득수준에 따라 우울증 발생 위험은 약 4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소득수준과 우울증상 위험 및 불안장애 위험. ⓒ 경기연구원

■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취약계층에 집중돼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고통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이 처한 사회적 계층과 경제적 수준에 따라 위험이 달랐으며, 특히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취약계층에 더욱 가혹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증상 유병률은 월평균 가구소득 100만 원 미만인 소득 최하위 계층(32.8%)과 월평균 가구소득 500만 원 이상인 최상위 계층(13.4%)의 격차가 두 배가 넘는 2.4배였고, 불안장애의 경우 각각 46.5%와 27.9%로 그 격차가 18.6%P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살 생각’을 한 비율도 최하위 계층이 24.1%로, 최상위 계층(6.74%) 대비 약 3.6배 많았다.

또한 우울증상과 불안장애는 교육수준에 따라 남성과 여성 간 차이가 존재했다. 최종학력에 따른 우울증 비중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 집단이 더 높고, 이런 경향은 남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교육수준에 따른 불안장애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이 낮은 집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자살생각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자살생각’ 위험은 교육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현상은 남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자살생각’ 위험은 교육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고등학교 졸업 이하 남성 집단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구성별 우울증상 및 불안장애 위험. ⓒ 경기연구원

■ 1인가구, 낙인 인식…트라우마 가중으로 이어져

보고서는 가구유형별로 구분했을 때, 1인가구가 정신건강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21.6%, 2인 이상 가구일 경우 17.2%로 그 격차는 4.4%P였다. 특히 남성의 경우 2인 이상 가구일 때 14.5%인데, 1인 가구이면 22.9%로 증가해 그 격차는 1.6배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살 생각’을 한 비율은 1인 가구가 13.5%로 분석돼 2인 이상 가구(7.7%)와의 격차는 1.8배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낙인 인식도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우리 사회가 확진자에 대한 낙인 인식이 ‘없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8.9%인데 반해, ‘다소 있다’라고 응답한 집단은 17.5%, ‘매우 심함’으로 응답한 집단은 39.1%로 증가(4.4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안장애의 경우 낙인 인식이 ‘없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유병률은 18.7%인데, ‘다소 있다’라고 응답한 집단의 유병률은 32.7%, ‘매우 심함’으로 응답한 집단은 56.3%로 분석됐다.

낙인인식과 우울증상 및 불안장애 위험. ⓒ 경기연구원

■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중재 프로그램’ 마련해야

연구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정신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중재 프로그램’의 마련 ▲정신건강 인프라에 대한 취약계층들의 물리적,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의 제공 ▲팬데믹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낙인 인식을 해소하는 정책 등을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를 분석한 결과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정신건강 위험은 취약계층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심리·정신 중재 프로그램 적용 대상의 우선순위는 확진자와 그 가족, 의료진에 집중됐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도 우선순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확진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 인식이 강할수록 정신건강 위험은 3~4배로 증가한다면서,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국민의 단합을 제고하고, 팬데믹에 대한 공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 및 국민 홍보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국민 정신건강 위험이 전염병처럼 확산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라면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불필요한 편견과 공포의 확산을 방지하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취약계층들의 형편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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